2016 한가위가 “더도 덜도 말고 당신의 평범한 어느 하루와만 같기를” [화요논평]


표제 : 2016 한가위가 “더도 덜도 말고 당신의 평범한 어느 하루와만 같기를” [화요논평]


주제 : 문화운동 ; 가족문화


기술 : “여보 운전 내가 할게~ 전은 당신이 부쳐~ 이번 추석 다함께 웃고 갑시다!”
국민의당이 추석을 맞아 동네 곳곳에 현수막을 붙였습니다.

문구 해석을 두고 여러 논쟁이 있었으나, 해당 현수막의 화자는 여성 및 주부로, 고정적 성역할을 탈피해 서로 공감대를 넓혀보자는 취지였다는 당 측의 설명으로 논란은 일단락된 듯합니다.
소위 “양성평등” 명절문화 확산의 취지였나 봅니다.

운전과 전 부치기 역할을 바꾸면, “양성평등”한 명절나기가 될 수 있을까요?

해당 문구는 ‘양성평등’에 대한 기계적 발상, 여성의 가사·돌봄노동에 대한 협소한 이해에 기초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며느리’로서 ‘시댁’ 명절을 나는 대부분의 기혼여성들에게 보다 나은 명절을 보장할 솔깃한 제안도, 일말의 웃음소재도 될 수 없는, 그냥 화만 돋울 뿐인 문구입니다. (이제 그만 현수막 좀 내립시다!)

내일부터 국민 대명절 추석연휴가 시작됩니다.
연휴라고 하지만, 일을 하거나 혹은 더욱 고되게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이유로 ‘가족’과 명절을 함께 보내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서, 누구와 머물든
명절 때만큼 이 사회가 말하는 ‘가족’의 무게를 체감하게 될 때가 있을까요.

평등해서 즐거운 한가위가 되기를 기원하고 싶지만,
끝나지 않는 가사노동, 덕담을 가장한 차별 투척, ‘가족’의 이름으로 일어나는 무수한 폭력, 그 무겁고 고단한, 복잡다단한 감정과 관계들이 있기에

그저 한가위가 “더도 덜도 말고 당신의 평범한 어느 하루와만 같기를” 기원합니다.


* 관련기사: http://www.huffingtonpost.kr/2016/09/12/story_n_11970362.html?utm_hp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160913


생산자 : 한국여성의전화


날짜 : 2016-9-13


파일형식 : 화요논평


유형 : 문서


컬렉션 : 화요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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